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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인사파동, 부도덕 권력은 무능하다?

데일리서프 | 기사입력 2008.04.29 16:43



부동산투기와 서류조작 의혹을 받아온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은 임명 때부터 말이 많았다. 40대의 가정학 전공 교수가 각종 사회문제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게 됐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런 의문은 박 수석이 대통령과 함께 소망교회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다. 하지만 그의 임명을 둘러싼 잡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 수석이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 차례 큰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이다. 이에 박 수석은 버티기 작전으로 자리를 지켰다.

그렇지만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이후 악화된 여론까지 다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현행법을 무시하면서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데다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는 자경확인서를 제출한 일까지 밝혀져 국민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박 수석은 며칠간 국민에 맞섰고, 이에 부담을 느낀 여권이 다양한 경로로 사퇴를 압박하자 마지못해 물러서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억울한 점이 없지 않지만"이라며 끝내 자신의 억울함을 항변했다. 늦었지만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 이유로 인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이 정부 고위공직자의 자질이 이 정도 밖에는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박 수석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청와대는 후임 인선에 착수했다. 이를 끝으로 청와대와 여당인 한나라당은 사태를 매듭짓고 싶을 것이다.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당정의 국정운영은 상당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논란이 정리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는 인사가 박 수석만은 아닌 까닭이다. 청와대의 곽승준 국정기획수석과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위장전입을 해 땅을 샀다는 의혹에 직면해 있다. 이동관 대변인은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춘천에 농지를 보유, 현행 농지법을 위반했다며 스스로 시인하기도 했다.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역시도 농지를 매입하는 과정서 위장전입을 한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여론은 이들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야당은 "도마뱀 꼬리 자르는 식으로는 안 된다"며 해당 인사들도 추가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여권 전체를 향해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여론의 압박에 직면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꽤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이들은 현재 상태에서 더 물러난다면 18대 국회가 시작되기도 전 국정의 주도권을 야당에 빼앗기는 건 물론, 국민들이 보기에 안 좋은 모양새를 연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이 정도에서 모든 걸 접고 경제살리기 등 당면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중이다. 허나 안이한 생각으로 사태를 대충 접으려 해서는 안 된다. 현 정부는 이 대통령 취임 초기에 이미 한 차례 인사파동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남주홍 박은경 이춘호 등 국무위원 후보자 세 사람이 낙마하기도 했다. 당시에라도 교훈을 얻고 유사한 상황들에 미리 대비했더라면 일부 수석을 질타한 이 대통령의 뒷북이나 박 수석의 자진사퇴와 같은 일들은 다시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울러 현 정부에 흠집이 생기는 일도 생기지 않았을 터다. 아직 늦지는 않았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여론의 비판에 싸인 인사들의 사퇴를 유도해야 한다. 만일 이들이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정권의 도덕적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 대통령이 직접 경질에 나서야 한다.

이 기회에 청와대의 인사시스템도 함께 손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 인선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중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얘기는 이제 실용정부 인사의 난맥상을 조롱할 때 쓰는 대표적인 말이 돼버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데에는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 능력이 자리잡고 있다. 청와대는 얼마 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발표한 삼성떡값 명단과 관련, 공식 발표가 있기도 전에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성호 국정원장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발표를 했다. 이런 정도로 유능한(?) 모습을 보이던 청와대가 인사 검증에 있어서는 박 수석의 자경확인서를 아무 확인도 없이 그대로 언론에 내놓은 등 엉성한 모습을 보여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런 상황을 만든 관련자는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중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이 대통령 본인이다. 그는 인재를 널리 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손발을 맞춰온 사람들을 주요 포스트에 중용하는 인사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조기에 팀웍을 극대화시켜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스타일에는 분명 장점이 있을 것이다. 허나 동일한 이유로 인해 '고소영 S라인'에 집착한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은 이 대통령은 외국 시민권자를, 그것도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재외공관장에 임명하려고 했다. 외국인에게 한국의 외교를 담당하게 하려한 점은 이 대통령이 제대로 된 인사철학을 갖고 있는지 의심케 할 정도다. 이 대통령은 최근 봉사정신 등 여러 가지로 준비되지 않은 이 가운데 청와대에 들어온 사람이 있다며 질타했다. 허나 함량미달의 인사를 고위직으로 발탁해 오늘의 논란을 부른 사람이 바로 그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먼저 고백하고 국민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최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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