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강했다 "서울서 다시 실력 겨루자"

2005. 11. 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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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 기자]

▲ 남자부 1·2·3등을 차지한 윤원성(북측·오른쪽), 성병호(북측·왼쪽), 원동철(남측·가운데)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여자부 1·2·3등을 차지한 장선옥(북측·가운데), 임명옥(북측·오른쪽), 육해숙(남측·왼쪽)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북쪽 마라톤 참가자들은 강했다. 오마이뉴스 평양-남포 통일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북쪽 참가단 50여명은 실력에서 144명의 남쪽 참가단을 압도했다.

북쪽 참가단은 이날 대회에서 남녀 부문 1·2위를 휩쓸었다. 3위는 남쪽 참가단 선수들이 차지했지만, 일각에서는 "북쪽에서 봐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북쪽 참가단의 실력은 뛰어났다.

북쪽 참가단은 출발 총성이 울리자마자 힘차게 뛰어나가 남쪽 참가단의 숨을 가쁘게 했다.

1시간9분56초로 남자 부문 1위를 차지한 윤원성(31. 노동자)씨는 "북남 같은 민족끼리 달리게 돼서 기쁘다"며 "오늘같은 힘으로 내차 달려서 통일합시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평소 아침마다 운동을 한 것이 보탬이 됐다"며 "서울에서도 통일마라톤이 열리면 꼭 참가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2위를 차지한 성병호(30. 노동자)씨 역시 "아침마다 건강 달리기를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남쪽 선수들 실력도 대단하다, 기회가 되면 서울에서 다시 한번 실력을 겨루자"고 말했다.

1시간29분19초의 기록으로 여자부문 1위를 차지한 장선옥(27)씨는 "북과 남이 함께 달려 기쁜 마음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며 "통일을 열망하는 한 마음으로 달렸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평양 방직공장 노동자라 밝힌 장씨도 역시 아침마다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여자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남쪽 참가단 육해숙(45)씨는 "내가 평양을 달리는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리며 달렸다"며 "통일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다시 평양 땅을 달리고 싶다"고 밝혔다. 육씨는 "3위 트로피는 집안의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남자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 원동철(33)씨는 "북쪽 1·2위 선수는 함께 뛰어보니 마라톤 선수들인 것 같더라"며 "내년 통일마라톤 대회에 풀 코스가 생기면 다시 실력을 겨뤄보고 싶다"고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한편 대회에 직접 참여해 하프 코스를 완주한 김영남 마라톤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 마라톤 대회가 깔끔하게 잘 마무리 됐다"며 "21km를 달려왔던 걸음을 멈추지 말고 통일의 길로 계속 달라나가자"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평양 시민들이 아침 운동을 즐겨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며 "평양에만 마라톤 애호가들이 3000~4000명 있을 정도로 마라톤 인기가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내년에도 평양에서 통일마라톤 대회를 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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