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크에서 '화학무기' 사용 시인..전쟁 정당성에 의문 제기될 듯

2005. 11.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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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국제]○…이라크 정부의 인권팀이 팔루자로 긴급 파견됐다. 미군이 이곳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황린(white phosphorus)'을 사용했다고 시인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황린 사용을 부인해왔다.

황린은 공기중에서 빛을 발하면서 타틀어가 주로 야광탄으로 사용되나,인체에 닿으면 살이 타 들어가기 때문에 화학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다. 재래식 무기 협정은 황린을 발화성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미국은 이같은 협정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

이라크의 나르민 우스먼 인권담당 장관은 팔루자 시민들을 대상으로 황린 피해 여부를 조사토록 긴급히 지시했다.

황린은 법적으로 금지되지도 않았고,무기체계상으로는 화학무기로 분류되지도 않지만 민간인 피해가 밝혀질 경우 '화학무기 등 대량학살 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켰던 미국에게는 전쟁의 정당성이 송두리째 부정될 수 있어 민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황린이 야광탄이 아니라 인체를 조준한 직격탄으로 사용되면 화학무기로 분류될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TV방송 RAI는 지난주 미국이 시가지에서 황린을 사용해 민간인들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이탈리아 내 반전운동에 기름을 부었고,로마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즉시 "황린은 적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야광조명용으로만 사용됐다"고 해명했지만,15일 미 국방부는 황린이 무기로 사용됐다고 시인했다.

배리 버너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황린이 "적군을 향한 방화탄으로 사용됐다"고 시인했으나,민간인에게 사용됐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초기에 황린의 무기 사용을 부인한데 대해 그는 "정보가 잘못됐다(poor information)"고 말했다.

팔루자 지역에서는 미국이 지난해 11월부터 대규모 공격을 감행,30만명의 주민 대부분이 이 지역을 떠났고 많은 건물들이 파괴된 상태다. 당시 팔루자 공격을 동행취재했던 미국 샌디에고의 다린 모튼슨 기자는 "황린이 폭도들을 향해 방화용 무기로 사용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그러나 민간인을 향해 고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BBC에 밝히기도 했다.

영국 정부 또한 황린을 이라크에서 사용해왔다고 시인했다. 죤 레이드 국방장관은 "작전에서 우리 병사를 보호하기 위한 연막탄으로만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영국군은 작전지역 주변에 민간인이 없는 경우에만 황린이 들어간 연막탄의 사용을 허용해왔다고 덧붙였다.

브래드포드 평화연구소의 폴 로져 교수는 "화학무기 협정에서는 황린이 정상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화학무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사용방법의 문제일 뿐,사람을 향해 직격탄으로 사용된다면 화학무기로 분류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외무부의 리암 폭스 차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린 사용을 부인한 (미국정부의) 태도는 뭔가 숨기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황린은 치명적인 무기이긴 하지만,우리가 싸우고 있는 상대가 포로들의 목을 베어버리기까지하는 난폭한 자들이란 점을 명심해야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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