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이 떠중이' 발언에 경찰 내부 술렁

입력 2005. 9. 15. 15:02 수정 2005. 9. 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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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어중이 떠중이를 다 승진시킬 순 없다(?)'

순경 출신 경찰관들로 구성된 '무궁화 클럽'을 겨냥, 경찰 수뇌부가 내뱉은 이른바 '어중이 떠중이'발언으로 촉발된 내부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차라리 승진 포기서를 내자', '경찰 노조를 결성하자'는 등 비간부 경찰관들을 중심으로 격한 반발 여론이 4일째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 홈페이지에는 연일 수십건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고,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광주 모 경찰서 A경사는 "홧김에 일손을 놓다시피한 상태"라며 "능력보다는 처세와 연줄이 지배하는 승진제도를 개선하자는 주장에 어중이 떠중이 운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전남 모 지구대 B경사는 "형사계, 파출소 등 고된 일들을 별 탈없이 마쳤지만 경사 승진 10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경사"라며 "출세지향적인 직원들이 승진할 때면 회의감마저 든다"고 밝혔다.

인사 불만은 급기야 경찰대 폐지, 노조결성 주장으로까지 번져 제 2, 제 3의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하위직의 조직적 반발로 무궁화클럽 가입 회원은 결성 6일만에 2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내부 반발과 맞물려 '외부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이 지난 6월 경사의 경위 근속 승진을 골자로 한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열린우리당 최규식 의원도 '경찰대 설치법 폐지 법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반박 여론도 만만찮다.

전남경찰청 한 간부는 "비간부 모두가 근속 승진이나 경찰대 폐지를 원하는 건 아니다"며 "조직개혁 마스터플랜이 틀을 잡아가고 있는 마당에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주장이 쏟아져 유감"이라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박모씨(27)는 "개혁이니, 조직안정이니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결국엔 밥그룻 싸움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시민 최모씨(42)는 "검.경수사권 독립이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창헌기자 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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