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여교수 자살 배경 진상조사

2004. 12. 1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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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교수사회 조직적 ‘왕따’ 있었나“욕설 등 인격적 모욕”메모…유족들 의혹 제기지난달 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대 안아무개(37) 교수의 자살 배경을 놓고의혹이 불거지자 이달 초 대학에서 교수 5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나섰다.

숨진 안 교수는 지난달 12일 대구시 동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발견됐다. 혼자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그는 숨진 지 열흘 정도 지나 발견돼 주검이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안 교수가 남긴 메모에 “교수들 사이에서 의도되고 계획되어 조직화된‘왕따’를 당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실감하며 지난 3월~7월까지 버티고있다”고 적혀 있어 집단 따돌림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일부교수들로부터 욕설 등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던 내용도 포함돼있다.

안 교수가 숨진 뒤 학생들이 안 교수에게 보낸 편지와 학과 홈페이지 등에 오른글에는 ‘교수님들이 파벌싸움 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교수님이돌아가신 것이 그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본인의 은사이고선배라 생각했던 분들이 필요에 의해 자신을 이용해야만 하는 모습을 보시면서안타깝고 슬펐을 것이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유족들은 “교수들 사이의 파벌싸움에 끼어들지 않고 따돌림을 당하는 고통을견디지 못해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고인이 죽음을 선택했다”며 “죽음으로 교수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알리고 고치려했던 고인의 뜻을 알아줬으면 한다”고말했다.

유족들은 또 “열흘 동안 동료 교수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 찾는 사람 하나없었다”며 “숨진 지 열흘이 지나서야 발견돼 평소 장기기증을 희망했던 고인의뜻도 이루지 못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청와대와 교육부 등에 진정서를 보내 안 교수가 죽음에 이르게 된배경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경북대 쪽은 “유족들이 제기한 의혹을 포함해 학과 전체에 대해 내부적으로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직접적인 사인을 밝히는 것은 수사기관의 몫이기 때문에우선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관련 교수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있다”고 밝혔다.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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