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당일 미사일 발사실험 움직임

2004. 9. 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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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판]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 월탄리에서 지난 8일 대규모 폭발이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폭발의 성격을 놓고 추측이 분분하다. 현재로선 핵실험가능성은 배제된 가운데 미사일 폭발이냐, 군수공장 폭발이냐 두가지 가능성이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폭발지역에 열차역이 있다는 점에서 용천역 참사와비슷한 열차 폭발이라거나, 폭발이 북한 정부 수립 기념일인 9・9절 전날에일어났다는 점에서 북한 지도체제와 관련된 사건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으나가능성은 높지 않다.

■ 핵실험 가능성 희박 = 대폭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핵실험설이 강력히제기됐으나 급속도로 힘을 잃고 있다. 대폭발이 일어난 김형직군이 중국과인접한데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핵실험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폭발지점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에서 불과 10㎞떨어진 곳”이라며 “핵실험이라면 이런 장소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핵실험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핵폭발이일어나면 반경 50㎞ 지역까지 방사능 낙진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변과 고립된사막이나 바다를 찾아야 하는데, 한반도에는 그런 지역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핵실험을 할 경우 외부세계에 즉각 알려지지 않는 지하를 골랐을 것이라는 관측도핵실험설의 무게를 떨어뜨리고 있다.

폭발현장에서 핵폭발 때 나타나는 버섯구름을 인공위성이 포착했다는 데 대해서도당시 기상상태 등을 면밀히 따져 판단할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관계자는 “인공위성 관측 당시 하늘엔 구름이 낀 상태였다”며 “폭발로 생긴연기와 구름 형태 등을 좀더 정밀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탄리 인근에 미사일기지・병기연구소 "중국인접 산악지대"핵실험 부적합 분석 열차사고나 반김정일세력 개입 추정도■ 미사일 관련성 대두 = 대폭발사고가 일어난 월탄리 인근의 영저동에미사일 기지가 있고, 다른 인근 지역에는 병기연구소 및 군수공장 등이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폭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이나 군수공장 폭발과관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사일이 폭발했다면 연료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료 교체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기 위한 것인지,주기적인 작업의 일환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폭발이 일어난 8일 미사일 발사 실험 관련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정권 창건 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준비하다 폭발이일어났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국 쪽에서 나온 정보들은 인근 지역의 화학공장 또는 화약을 다루는군수공장에서의 사고 등으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정부는 월탄리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 단순 사고 혹은 정치적 공작 가능성 = 김형직군에 있는 후창역은교통의 요충지로 알려졌다. 영저동으로 이어지는 철도가 놓여 있고, 동서국경지역을 관통하는 철도가 연결된다. 따라서 열차들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지난번용천역 참사와 비슷한 폭발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북한 정부 수립 기념일인 9・9절 직전에 일어났음을 들어 북한 지도체제에반발한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부인 고영희씨가 숨진 이후 후계 체제를 둘러싸고 내부 동요 가능성이 점쳐져왔다. 그러나 이는 설에 불과하며 김 위원장이 12일 리창춘 중국 공산당 정치국상무위원을 접견해 ‘이상징후’를 일축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북한의 대형 사건사고 일지 △1970.8=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지방출장 가는 김원빈 수산상 등 탑승객전원 사망 △1970년대=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이륙하다 추락, 해외공연을 떠나던피바다가극단 등 탑승객 100여명 사망 △1970년대 중반=함경남도 흥남역에서 비료 선적 열차 폭발, 주변지역 거의 파괴 △1984.2=소련행 고려항공 여객기 추락, 동민광 임업상 및 아이스하키 선수단 등탑승객 전원 사망 △1985년=함경남도 정평 부근에서 열차 추락, 500여명 사상 △1987년=함경남도 화성군에서 군 호송열차 폭발, 주변 민가 파괴 △1990년께=자강도 강계 군수품공장 폭발 △1991년께=평안남도 안주지구 탄광연합기업소 탄광 매몰사고 △1993년께=통일거리 아파트 붕괴 △1997년=자강도 희천군에서 열차 추락, 승객 2천여명 사상 △1989년께=함경남도 둔전〜성내간 열차 추락, 1천여명 사상 △1997.11=평남 덕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에서 대규모 갱 붕괴 및 화재 △1997년께=양강도 혜산역 열차 충돌 △2000.1=평남 양덕에서 열차 사고, 승객 1천여명 사상 △2002.12=화물선 ‘칠성호’(3144t)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항 연안에서 좌초 △2004.4.22=북한 용천역 열차폭발 사고로 150여명 사망, 1300여명 부상,재산피해 3억~4억유로, 이재민 8천여명 발생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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