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산암모늄에 전깃줄 닿아"

2004. 4. 2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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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 당국 발표 폭발원인구체적 접촉과정은 안 밝혀테러가능성불식의도 추측도 평안북도 용천역 폭발사고는 질산암모늄을 가득 실은 화물열차에 전깃줄이 닿아불꽃이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북한 당국이 공식 확인했다. 가스와 석유를 실은화물열차가 충돌했다느니, 다이너마이트를 실은 화물열차가 전깃줄을 건드렸다느니하는 온갖 추측이 나돌았으나, 북한 당국이 이를 모두 부인한 것이다.

북쪽은 24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이번 폭발사고는 “질안(질산암모늄)비료를 적재한 화차들과 유조차들을 갈이하던 중 부주의로 인해 전기선에접촉하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질산암모늄과 전깃줄이 접촉하게 된 이유는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열차가 전깃줄을 건드렸거나 낡은 전깃줄이떨어졌을 가능성이 모두 거론되고 있다. 당시 용천에는 황사가 심했고 바람이 세게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말한 ‘부주의’는 용천역 구내에서 열차들을 옮기는 과정에서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청진철도총국에서 일했던 한 탈북자는 “북한말로 차갈이는짐실이(상차)와 짐부리기(하차) 및 그밖의 작업을 위해 역 또는 공장, 기업소구내선들에서 차량을 옮기는 일을 가리킨다”며 “차갈이 도중 열차가 전복되는사고도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신의주~용천~평양 열차 구간은 모두전철화됐으며 3만3천㎾의 고압선이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처럼 사고 발생 사흘째에 그 나름대로 사고 원인을 발표한 것은 김정일국방위원장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무성한 추측이 이는 상황을조기에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또 피해 규모가 워낙 커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고려됐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폭발사고가 김 위원장을 노린 테러라는 주장이 여전히나오고 있다. 홍콩의 〈성도일보〉는 정보기관의 분석이라며 “김 위원장이 탑승한전용열차가 용천역을 통과한 시간은 사고 발생 9시간 전이 아니라 30분 전”이라고보도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각) 〈문화방송〉과인터뷰에서 “테러나 음모의 결과라는 징후는 없다”고 일축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북한에 어떤 국제기구들 있나17개 기구 100여명 상주 용천 참사를 계기로 북한에 상주하는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들의 활동이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9개의 국제기구와 8개의 비정부기구가평양에 상주사무소를 두고 다양한 구호 및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파악된다.

국제기구로는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국제농업기구(FAO),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 산하 6개 기구와 유럽연합인도주의업무국(ECHO),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적십자국제위원회(ICRC) 등이 상주 요원을 두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세계식량계획 평양 대표부의 경우 50~60명의 인원이 소속돼있으나, 식량배급 모니터를 위해 대부분 지역별로 파견돼 활동을 벌인다. 나머지기구들은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10여명씩의 상주요원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비정부기구는 컨선월드와이드와 시에프시(CFC), 세스비(CESBI), 독일의아그로액션(GAA), 벨기에의 핸디캡인터내셔널, 동구권의 프리미어 어전스 등이평양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종구 우리민족서로돕기 평화나눔센터 실장은 “90년대 큰물피해와 식량난을계기로 국제기구의 북한 진출이 늘어났다”며 “현재 약 100여명 안팎의 요원이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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