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단순사고에 무게

2004. 4. 24.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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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무부 “사태 계속 주시…인도적 지원 용의”미 언론 “빈사상태북한 경제 또 다른 타격” 북한 열차폭발 사고에 대한 미국 쪽의 반응은 신속했다. 이번 사건의 사망자가엄청날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북한으로 돌아온 직후에 일어났다는 점이 미국 쪽의 주목을 끌었다.

미국 정보당국은 폭발 직후 곧바로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이번 사고가 매우크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낮(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사고 사실을 확인하면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사고 원인이 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우리는 그 사고보도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그것은 정말 슬픈 일이고 사상자들에게 유감의 뜻을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 사고로 김정일국방위원장이 다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을 방문한 로버트 뮬러연방수사국(FBI) 국장도 23일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뿐”이라고밝혔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대체로 단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에이비시방송>등은 북한의 노후된 철도체계를 1차적 원인으로 꼽았다. 김정일 위원장의 귀국에맞춰 그를 노린 계획적 암살 시도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분석도 있다.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제임스 릴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반대세력의암살 시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관리들은 대체로 단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한 행정부 관리는 “폭발 원인은 단순한 사고라는 게 지금의판단”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행정부고위관리의 말을 빌려, “김정일 위원장이 용천을 통과한 지 9시간이 지난 뒤에야폭발이 있었기 때문에 암살 시도인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와 언론들은 북한의 보건・의료체계가 엉망이기 때문에, 실제 사상자수가 적십자사가 발표한 것보다 훨씬 크게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엔엔방송>은 “북한의 열악한 보건체계와 신속한 대응의 미비는 수많은사상자들을 제대로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에 어떤 구호 조처를 취할지도 관심이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판단할 만큼 충분히 그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 “우리는 항상 북한 주민들을 인도주의적으로도와줄 용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 대사는“미국은 북한에 솔직한 인도적・의료적 지원을 제의하고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볼때”라고 미국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런 행동이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6자회담 진전에도 도움을 주리란 게 한반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폭발사고로 북한 김정일 체제의 지도력이 크게 흔들릴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번 사고는 빈사 상태의 북한 경제에 또다른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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